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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킴(Na Kim)- 북 커버 디자이너 (Book Cover designer)

페이지 오 2024. 8. 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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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도메스티카에서 책 표지 디자인 수업을 들어보고 있다. 존 골(John Gall) 선생님의 실제 피드백을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좋기도 하지만 시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떨린다는 거...

하지만 생각 보다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어 수업이 정말 즐겁다. 그리고 그보다도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것도 정말 반가운 일. 같은 커뮤니티에 수업 커뮤니티에 자기가 좋아하는 북 커버 디자이너를 업데이트하는 커뮤니티 페이지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어쨌건 요즘 관심사인 북 커버 디자이너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한다. 나의 아주 오랜 기간동안 페이보릿(Favorite)이었던 책 표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H마트에서 울다'(Crying at H mart) 책 표지.

'H마트에서 울다' 표지

이 표지가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시각적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몇가지 요소로이루어져 있다는 점, 하지만 중의적인 감정이 표현된다는 점이다. 울다(Crying)이라는 시각적 요소에 맞춰서 '슬픔'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면, 예를 들면 울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라든가, 덜 흥미로웠을 것 같다. 

울고 있는 눈물을 연상시키기도, 또는 웃고 있는 입모습을 연상시키기도, 그리고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끊어질 수 없는 두사람의 관계를 연상시키기도, 그리고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는 식구로서 행위를 연상시키기도- 해서 책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다. 

나 킴(Na Kim)이 디자인한 영문판 'Minor Feelings' 의 표지 (왼쪽), 한국어판 '마이너 필링스' (오른쪽)

이런 직관적인 디자인은 나 킴(Na Kim)이 디자인한 다른 표지에서도 드러나는데, 캐시 박 홍의  <마이너 필링스>가 그렇다. 캐시 박 홍 작가가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여성으로서 느끼는 어떤 불편한 감정에 대해서 눌러담은 책인데, 감춰진/감춰왔던 분노가 잘 표현된 것 같다. 당시, 아시아계 인종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인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중이라서, 이 분노라는 정서가 잠재적 독자에게 더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 여성으로서의 인종적인 갈등을 독자가 느낄 수 없는 환경이라 '분노'라는 감정적인 정서를 표지에서는 배제하지 않았나 싶다. 같은 책이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의 이미지로 해석된다는 점이 늘 재미있다. 

퓨어 컬러(Pure Colour) 표지_나 킴(Na Kim) 디자이너

 

약간 지우기 

위 책 표지도 인상적이었는데, 책 제목 글자의 아래 부분을 살짝 숨겼다. 이를 통해서, 가운데 있는 가장 큰 색깔 덩어리가 가장 우선시 되면서 그만큼 크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책의 제목 - 퓨어 컬러(Pure Colour)라는 순수한 색 - 그 자체를 강조하는 효과도 줄 수 있으면서 약간의 모호함으로 강조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약간의 숨김, 지움을 통해서 정서를 전달하는 부분도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 글씨의 일부분을 살짝 감추거나, 지워서 전면에 드러난 이미지를 살짝 예상에서 빗나가게 하거나,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부분이 탁월하다. 글씨를 살짝 안 보이게 하는 선택을 한 것인데, 정보 전달 자체가 누락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주목시키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나 킴(Na Kim)이 디자인한 책 표지 - 글씨가 살짝 지워지거나 흐리게 만들었다.

책 표지는 처음 봤을 때 첫인상과 그리고 책을 읽는 도중,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해석된 시각적 이미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점이다. 그래서 누구도 사실은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좋은 표지인지 아닌지 판단을 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출판사, 작가, 에디터까지 여러 사람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도 단순히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서, 협업의 주체로서 시각적 요소를 구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에도 이르러야 한다는 점을 책 표지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면서 재미있게 생각 되는 점이다. 

이 표지를 디자인한 나 킴 (Na Kim)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다양한 작업을 해왔는데, 특이한 점은 최근에는 직접 그림을 그려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 개인 홈페이지(아래 링크)는 작가의 그림과 페인터로서 이력만 정리되어 있다. 앞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더 주력하고 싶은 것 같다. (이유가 참 궁금)

https://www.na-kim.com/

 

Na Kim

 

www.na-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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