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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지 않다 - 책 '만질 수 있는 생각'
페이지 오
2024. 11. 16. 23:47
귀여움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체로 귀여움은 해가 없고,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일 것이다. "귀여워!"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귀여움의 대상보다 항상 우위에 있다.
책 '만질 수 있는 생각'은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에세이집이다. 오랜 시간 동안 그림책을 만들어 온 작가의 생각도 엿볼 수 있었지만, 그보다도 젊은 예술가로서 가졌던 불안함과 막연함,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로서 일과 균형을 잡기 위해 분투한 시간들 등 그리고 과단성과 결연한 행동 뒤에 더 사적인 역사가 담겨 이입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아래 '귀여움'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다. 이수지 작가는 '귀여움'이라는 말이 포함하고 있을 폭력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귀엽다는 것은 서열을 내포할 수 있다 - 는 통찰이 정확하다 싶어서, 이제까지 내가 사용하거나 들었던 귀엽다는 말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수지 작가님의 그림책은 어떤 면에서 아주 지적인 실험같은 부분도 느껴진 적이 있었는데, 에세이를 모두 읽고 다시 작가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다시 본다면 또 새로운 것이 보이지는 않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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