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과 색연필

색연필을 사용한 만화가 - 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es)

페이지 오 2023. 4.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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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es)는 주목받는 만화가 중 한명입니다. 아마 '그래픽 노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름을 아실 거예요.('그래픽 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으로, 주로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순간을 날카롭게 은유하는 그림으로 유명하죠.

사랑은 혈투 또는 도살?

의 초기작 2008년 발간된 <사랑은 혈투>(국내에서는 2011년 발간)는 관계를 만들고 끊는 중요한 순간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같이 춤을 추는 순간, 손을 잡고 거니는 순간, 어색한 전화 통화, 침대에서 하는 대화들처럼 관계에서 내밀하고 중요한 순간들 처럼요.
 

(왼쪽부터) 프랑스 'La Boucherie'(2008) 표지, 한국 '사랑은 혈투'(2011) 표지, 미국 'The Butchery'(2021)

 
원제인 <La Boucherie>는 불어로 '도살, 학살'을 의미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은 혈투>로 출간되었습니다. <사랑은 혈투>라는 제목도 강렬하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제목은 더 강렬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혈투'라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와의 조합이 책의 내용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겪는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라는 이 책의 서평에 공감합니다. 
 
흰 여백의 우아함

"바스티앙 비베스는(Bastien Vives)는 변덕스럽고 격정적인 로맨스의 본질과 어쨌든 우리가 그것을 추구하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보여줍니다. 색연필로 그려낸 섬세한 그림과 흰 여백의 우아함이 돋보이는 이 그림책은 간결함을 통해 정서적 명쾌함을 얻습니다." 1)

이 책을 영문으로 출간한 미국의 판타그래픽스(Fantagraphics) 출판사의 소개글을 번역하였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색연필로 그려진 부분 뿐만 아니라, 그려지지 않은 흰 여백의 비중이 큽니다.

작가가 직접 색연필로 그린 원화 이미지를 찾아 공유합니다. 2)

'사랑은 혈투' 원화 그림 (출처 : 2dgalleries.com)

색깔로 구획하기

그런 의미에서 바스티앙 비베스는 흰색의 여백을 아주 잘 활용하는 작가라고 느껴집니다. 바스티앙 비베스의 많은 작품들 중에 저는 <사랑은 혈투>가 종이 위에 색연필로 그려졌다는 점에 더 매료되었는데요. 색연필로 빠르고 거칠게 그은 것 같은 선들이 이 이야기가 가진 정서와 상황을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내 눈안의 너>도 그런 면에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만화의 네모난 컷 대신에 색연필 색깔로 구획해서, 장면을 나눈 점도 인상적이예요.
 

'사랑은 혈투' 이미지


바스티앙 비베스의 비교적 초기 작품들을 소개했는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출간된 작품들은 다른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색연필과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 '내 눈안의 너'로 출간된 'Dans Mes Yeux' 표지 및 이미지


 


* 그냥 간과하기 어려운 소식을 최근 알게 되어 덧붙입니다. 2023년 프랑스에서 가장 큰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The Angoulême International Comics Festival)에서 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es) 작가의 전시를 계획 중에 있었으나, 그의 이전 작품들 중 일부 표현 등이 문제가 되어, 전시 개최에 대한 거센 반발로 해당 전시가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그를 '만화계의 악동'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봐서, 처음 제기된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작품만 알고 있는 저로서는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아래 기사를 통해서 자세한 소식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comicsbeat.com/controversy-bastien-vives-angouleme-exhibition/
 

 

CONTROVERSY: Protests grow against a Bastien Vivès exhibition at Angoulême

A growing protest is calling for the Bastien Vivès exhibition to be removed from Angoulême's 2023 festival programming

www.comicsbeat.com

 


참고 링크

1) https://www.fantagraphics.com/products/the-butchery

 

The Butchery

This poetic graphic novel explores the emotional bloodbath of a romance gone awry. A young man and woman fall for each other and all is sweetness and light. But when their relationship crumbles, they each must endure the ensuing emotional fallout. Starting

www.fantagraphics.com

 
2) https://2dg.me/2tz9

 

Bastien Vivès, La Boucherie - interlude qui fait mal - Planche originale

Séquence complète de la « batte » réalisée par Bastien Vivès en 2008 pour son blog, puis éditée par les éditions Vraoum dans l’album « la Boucherie ...

www.2dgalleries.com

2) https://www.2dgalleries.com/bastien-vives/comic-art/1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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