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예술가가 되는 법
How to Become a Successful Artist -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아마도 누군가의 SNS에서 추천을 받았건 던 것 같다. ‘How to’로 시작하는 제목은 특히 예술계에서 반어적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달랐다. 반어법도, 위트도 없이 정말로 ‘성공적인 예술가’가 되는 방법을 숫자와 데이터, 표와 그래프를 통해 보여준다.
예술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정답 없음"이다. 그 불분명함 속에서 사람들은 불안을 견디며 작품을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정답 없음의 안개를 걷어내듯,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로 예술가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해체하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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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성공 세 가지 정의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의 서두였다. 이 책은 먼저 예술가들에게 묻는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생각보다 많은 예술가들이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지 않은 채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한다.
“예술가의 성공은 보통 세 가지로 나뉜다.
경제적인, 예술적인, 사회-윤리적인 성공. (중략) 다시 요약하면, 성공적인 예술가는 ‘레퍼런스 그룹에서 승인받고, 윤리적인 비즈니스 기반 위에서 경제적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예술가도 결국 ‘사람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냉정하고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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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미션은 무엇인가?
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의 사례도 인용한다.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 즉 ‘미션’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예술가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예술가로서 지향하는 궁극적인 미션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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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해도 부족하다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SNS 전략, 주요 갤러리스트와 평론가 명단까지 알려주며, 성공으로 향하는 길을 실용적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오히려 거기서 피로가 몰려왔다. 창작을 하고, SNS를 꾸준히 운영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킹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보였다.
책 속의 데이터는 정확했고, 불편할 정도로 진실했다. 성공한 예술가가 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건 아닐까. 그리고 결국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너는 성공한 예술가가 될 수 없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묻고 있다. 그럼에도 성공한 예술가가 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