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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이미지는 -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

페이지 오 2022. 3.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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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너무 좋다. 양 쪽 젓가락에서 아래로 떨어진 국수와 제목의 울다(crying)이 더해져 눈물을 펑펑 흘리는 얼굴이 즉각 떠오른다. 동시에 두 젓가락 사이에 이어진 국수자락에서 웃고 있는 입모양이 연상되기도 한다. 두 사람이 한 국수를 떠먹으며 서로 이어진 모습이 모녀사이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엄마하면 떠오르는 복합적인 감정이 명료하게 나와 있는 것 같다.

표지 'Crying in H mart' (사진 출처 교보문고)

엄마라는 불가해한 존재💝
누구에게나 엄마는 불가해한 존재인가 보다. 미셸 자우너가 쓴 에세이는 집요하게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이 등장한다. 한국인 엄마, 미국인 아빠에게서 태어난 작가는 한국인 엄마를 떠나보내고 H 마트(미국의 한인마트 체인)에서 엄마를 떠올린다.

"여기는 아름답고, 신성한 장소이다. 카페테리아에 가득찬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어디에서, 얼마나 먼 곳을 거쳐 왔을까, 왜 여기에 있을까? ...... 하지만 우리 모두 같은 이유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집의 일부, 자신의 일부를 찾으러 여기에 왔다. 주문한 음식에서, 사는 재료에서 그 맛을 찾는다. 그리고는 흩어진다. ...... H마트는 다른 어떤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가득한 향기로운 지붕 아래로 당신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원문을 직접 번역하였다)

🛒
작가에게 H마트는 엄마의 존재와 부재를 상기시키는 곳으로, 엄마와 같이 미국 땅으로 떠나온 모든 이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작가는 속속들이 엄마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는다.

👩‍👦
나도 나를 미워할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크고 작은 허물을 낱낱이 기억할 그런 딸. 요리를 담는 이상한 습관이라든가, 화장품을 바를 때 특이한 손동작이라던가, 이해할 수 없는 패션감각 같은 걸 모두 기억해서, 완벽히 불가해한 나를 끊임없이 연구할 그런 딸이 있다면, 매우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나를 오롯이 기억할 누군가가 있다면, 내 생각에 마트에서 눈물을 흘릴 그런 딸이 있다면, 세상에서 그래도 존재했었다라고 그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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