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럽미?
사랑을 확인 받고 싶어 하는 질문은 언제나 간절하고 가냘프죠. 그런 의미에서 낸시 태퍼리(Nancy Tafuri) 작가의 책 <I love you, Little one> 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그 간절함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아기 곰이 "엄마, 나 사랑해요" 라고 묻는 장면에서 엄마 곰은 "나는 너를 산처럼 사랑한단다" 라고 대답하죠. 이 대답은 사랑의 크기를 비유할 때 쓰는 무엇만큼 사랑한다는 대답보다 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느껴집니다. 산은 가까이 그리고 이유없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아이가 물어본다면 이 책에서 처럼 산처럼, 땅처럼, 물처럼 언제나 이유없이 그대로 사랑한다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곰이 대답했다. "그래. 아가야. 나는 너를 산처럼 사랑한단다. 산이 튼튼하고 안전하게 너의 주변에서 너를 보호하는 것처럼 너를 사랑한단다. 산처럼, 영원히, 언제나, 항상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원문 번역)
낸시 태퍼리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은 의인화 된 동물들이 등장한다는 점과 그 동물들을 정밀하게 재현한다는 점입니다. 동물들이 가진 소복한 털들을 섬세하게 그려내서 그 자체로도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죠. 다양한 동물들의 특징을 포착해서 서사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습니다. 동물 도감에 등장할 정도로 각 동물 생김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각 장면에서 다른 표정과 온기를 그려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낸시 태퍼리(Nancy Tafuri) 작가의 작품은 번역되어 한국에도 소개가 많이 되었습니다. <I love you, Little one>은 <내 귀염둥이, 너를 사랑한단다>로 <Have you seen my duckling?> 은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로 <Blue Goose>는 <파란 거위>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책이 있어요.
내 아기 오리 못 봤니?
1945년생 미국에서 출생한 낸시 태퍼리 작가도 칼데콧(Caldecott) 상을 수상한 그림책 작가 중에 한 명이죠. 칼데콧 상을 수상한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Have you seen my duckling?)가 궁금해서 빌려보았어요. 원서를 구하기 어려워 번역본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제목 <Have you seen my duckling?>를 직역하면, 내 아기오리 봤니? 정도가 될 것 같은데, duckling 이라는 단어가 그 자체로 '아기 오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는 엄마 오리가 없어진 아기 오리를 찾으면서 시작됩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아기 오리가 그림 구석에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그림을 자세히 볼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오리들 숫자를 여러번 세어보게 하더라고요.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읽는 사람들을 같이 참여시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작가의 <파란 거위>도 색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다음에 다른 책들도 같이 소개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림과 책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링크
http://bir.co.kr/bookauth/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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